하느님의 메신저 천사
천사의 이름을 수도명으로 받은 저에게 사람들은 가끔 천사와 관련된 그림이나 엽서를 선물로 줍니다. 그 때문에 애써서 모으지 않았는데도 제법 다양한 천사의 그림을 갖고 있더군요.
주로 엽서크기의 그림들인데 정리하면서천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카엘 대천사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감지 할 수 있는 이 세상과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도 창조하셨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천사의 존재를 믿습니다.
천사는 하느님 곁에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존재인 천사,
하느님으로부터 파견 받아 이 세상에 천상의 메시지를 전하러 오는 존재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천사(天使. angelus. angels)는 하느님의 사자들이요,
백합꽃을 든 가브리엘 대천사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능력들이며, 하느님을 섬기는 영적인 존재입니다.(히브 1, 14). 성경은 천사들을 자주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천사의 등장을 통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보이시는 관심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하느님의 구원 계획과 관련하여 중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적 존재를 대천사라고 부릅니다.
천사들에게는 특별한 이름이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메시지를 가지고 파견될 때에만 그 소임과 관련되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면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같은 천사의 명칭은 그 천사가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받아 수행하는 직무를
드러냅니다.
성경에 나타나는 천사의 이미지는 다양합니다.
구약성경에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중개하는 존재로서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파견되고, 하느님의 명을 받아 사람을 보호하는 존재입니다. 또 그들은 하느님을 모시는 신하요 군대로 드러나기도 하며 때로는 하느님의 발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창세 16,10; 출애 3,2-14).
위의 그림은 아브라함에게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난 하느님의 모상입니다.
창세기 18장에 의하면, 아브라함이 마므레의 참나무 곁에 있을 때 세사람의 나그네를 환대 하였는데 이들이 바로 하느님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5세기경 러시아의 화가 안드레이 류블로프는 이 성경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전해지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의 배경에는 마므레의 상수리 나무와 천국의 문이 보입니다.
그리고 오른편으로부터 성부, 성자, 성령의 모상을 보여주는 천사를 그렸습니다.
탁자 한가운데는 빵과 포도주로 상징되는 성자의 수난을 드러내지요. 이처럼 구약성경의 이야기는 신약과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천사의 모습이지만 하느님의 모상이 직접 인간을 보호하고 돕는다는 이야기를 지닌 그림입니다. 그 유명한 '비너스의 탄생'을 그린 보티첼리의 그림으로 '토비아와 세천사'입니다.
선한 유대인 토빗의 아들 토비아를 인도하여 아버지 토빗의 눈을 뜨게하는 물고기의 쓸개를 얻어
돌아오는 그림입니다. 성경에 보면 토비아는 이 모험을 통해 평생의 배우자를 만나게 되는데이 그림에서는 청년 토비아를 누군가의인도가 필요한 어린 소년으로 그렸습니다.
소년의 손을 잡고 황량한 사막과 돌밭을 건네주는 세천사는 갖자 손에 든 물건으로 역할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토빗서를 읽으면서 새삼 발견한 것은 집에서 기르던 개가 토비아를 따라 갔다는 문장이 두번이나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그림에 나오는 강아지는 마치도 고양이 같은 느낌을줍니다.
백합을 든 천사는 순결한 결혼을, 토비아와 손잡고 걷는 천사는 눈을 뜨게 하는 물고기 쓸개의 약을 든것 같습니다. 라파엘이 아닐까요.
그리고 갑옷을 입고 칼을 든 왼편의 천사는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미카엘 대천사입니다.
이세분의 대천사는사람의 곁에 서서바른길로 이끄는 하느님의 형상이기도 할 것입니다.
바빌론 유배시기 이후부터 하느님의 절대 초월성이 강조되면서 하느님의 명을 받아 이 세상의 많은 자연현상과 인간역사를 운전하는 천사관이 발전하였습니다.
욥기, 다니엘서, 토비트서 등 정경과 에녹서 등 위경과 묵시문학을 통하여 천사론이 전개되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의 천사관은 후기 유다이즘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천사는 하느님의 메신저로 사람에게 파견되는데꿈으로,아니면 흰 옷을 입은 사람으로 나타납니다.
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영적 존재이며, 하느님의 군대로서,
그리스도를 섬기고, 사도들에게 봉사하고 어린이들을 보호합니다
신약의 서간인 요한의 묵시록에서는 천사들이 하느님의 도구로서 하느님이 이루시는 최후의 심판을 주관하기도 합니다.
교부들은 천사의 본성은 창조된 영체요, 자유와 지혜를 가지고 창조되었으므로 그중 일부는 타락하여 악마가 되고, 착한 천사는 하느님의 사자요, 인간의 수호자가 되었다고 사유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감각의 대상인 세상과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천사의 이름만을 사용하도록 하며 9월 29일에 이 세천사들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호천사를 기념(10월 2일)하는 날을 정하여 천사 공경을 권하고 있습니다.
참조,-가톨릭 대사전-
“올리브가지를 든 천사”, 한스 멤링(Hans Memling, ~1435-1494),
올해 축일에는 이 천사의 그림카드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올리브 나뭇가지를 든 천사는 처음 보았습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올리브 가지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데 그올리브 가지가 그리스도교회로 와서 ‘교회의 평화’를 상징하게 되었네요.
평화롭고 온화하지만 온전히 하나에 마음을 쏟는 시선이 신중하게 느껴집니다.
안정감있는 노란빛을 띤배경에서나오는 천사는 왼손은 가슴에 얹어 누군가에게 경배를 표하는 듯합니다. 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천사의 시선은 창문앞에 서서 저를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