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동인천역 4번 출구로 나와 허름한 길을 걸으면 그저 그런 낮은 건물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중앙시장을 지나 건널목에 서면 건물 한편을 채운 벽화가 보인다.
길을 건너면 헌책방이 모여 있는 길에 들어선다.
이곳이 배다리 마을이다.
몇 년 전 한창 기세를 올리던 도시 재개발건축 대상이었던 배다리 마을은 역사와
전통을 살리자는 시민운동 덕분에 성공해서 옛날의 모습을 보존하게 되었다.
이곳에는 오래된 가게들이 옛날의 모습을 지키며 건재한다.
또 배다리 마을의 명물은 헌책방들이다. 가게를 가득채운 낡은 책들을 찬찬히 살피며 보고 싶은 책을 고르는 재미가 좋았다.
잊고 있던 책제목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천장에 닿을 것 같은 서가에 가득한 책중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주는
점원의 센스에도 감탄이 나온다. 고서점에는 그만의 운치와 분위기가 있다.
그중에서도 아벨서점의 이층 방은 유명하다
서점 옆으로 난 나무 계단을 따랄 올라가면 소박하고 운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이 '시 다락방'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매월 한 번 시낭독회가 열리고 있어 오래된
문학의 향기를 보존하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 도배된 벽화와 설치물, 촌스런 옛날의 모습이 정겨운 가게들.
튀거나 화려하지 않은 옛날 그대로의 외관과 내부를 지키면서 옛모습을 지켜내려는 마을사람들의 의식은
새롭고 반듯해 보이는 것이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기에 아름답다.
2007년 배다리의 옛 양조장 건물에 터를 잡은 대안 문화공간 '스페이스빔'
배다리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 빔의 내부에 있는 집의 지붕에 있는 조형물은 마을을 이루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의 가치를 알고 지켜나가는 젊은이들이 고맙다.
‘스페이스’빔에 모이는 청년들은 옛것을 부숴내고 새것으로 바꾸는 것으로의 개발에 반대하여 옛것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직접 시험하고 실천해 나가면서 그 답을 주고 있다.
배다리에서 나는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읍내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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