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그곳

군산 경암동 기찻길 마을

가별의 나무 2012. 7. 27. 13:49

 

일제 강점기의 건축물이 남아 있어 근대 한국의 역사를 기억하게 해주는 군산,

어느 도시나 그렇듯 군산도 도시가 확장되면서 신시가지가 생기고 오래된 건물들로 이루어진 구시가지로 나뉘고 있다.

 

구시가지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일제가 내륙지방의 물자들을 군산항으로 옮기기 위해 만든 기찻길의 역사와 더불어

옛이야기가 머물고 있는 기찻길 마을이 있다.

 

 

 

너무 신기하게 기찻길 바로 옆으로 작은 집들이 붙어있다.

1940년대, 일제 들이 근처의 제지공장으로 이어지는 철길을 놓았는데 각지에서 모인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 주택가를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기칫길의 시작은 길건너편 약 10여분쯤 걸어가야 하는 재래시장에서 시작된다.

 

재래시장을 따라 나와 큰길을 건너면 과거를 간직한 기찻길 마을이 있다

철길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옛날의 회상하면서 근처 제지공장에 다니던 사람들이 모여 살던 그때를 회상하셨다.

집안의 모든 물건들이 흔들리는 굉음과 함께 기차가 지나가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그떄가 좋았지 라는 말투에서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는 여운이 묻어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찻길의 흔적은 소멸되어가고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잊혀질것이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

 

‘기찻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이노래는 바로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아기의

자장가가 아니었을까.

 

기차가 다니지 않은지 몇 년이 되어가는 지금 철길은 마을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으로 변했다.

건널목에는 아직도 정지표시가 남아 있지만 기찻길은 텃밭이 되어가고 어르신들은 기찻길옆에 있는

노인정에 모여 찐 감자를 나눠 먹으며 추억을 함께 씹고 있었다. 

철길 양편으로 아직도 사람들이 사는 집이 이어진다. 철길 옆의 집들을 둘러면서 그들의 삶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미안했다.

 

기찻길은 ‘페이퍼 코리아’라는 제지공장안에서 끝나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생산된 종이를 나르는 역할을 했던것이다.

철길이 끝나는 곳에서 왼편으로 돌아 나오면 금강하구둑으로 갈 수 있었다. 

가을에 이곳에 찾아와 금강 하구둑까지 산책하면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