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탄 차는 넓은 목초지 사이로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자 푸른 목초지 사이길로 난 길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편안하게 정상에 오를수록 시야가 넒어지기 시작했다.
맞은 편에 보이는 다랑쉬 오름, 용눈이 오름보다는 경사가 급해보인다.
사방이 트인 풀밭에 편안하게 누운 오름은 정다운 듯 무심하게 우리를 맞아준다.
어떻게 보아도 무던하고 정깊은 용눈이 오름, 그 품에 오래오래 앉아 있고 싶었다.
깊지 않은 몇 개의 분화구에 또 다른 봉우리가 있는 오름은 평범함 속에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듯 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들도 정답다.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탐방로를 따라 올라간다.
경사가 완만하고 여유로워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부리며 올라갔다. 이름모를 풀들이 흔들리며 자라고 있었다.
햇빛과 바람, 그리고 낮은 등성이는 마음까지도 편안하게 해주었다.
적막하지만 평화로운 시골에서 살다 자연으로 돌아간 누군가의 삶이
이곳을 찾아오는 나그네에게 말을 건넨다.
도시에서의 복잡한 시간을 잊고 조용함에 잠겨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사방이 확 트인 정상은 마음까지도 활짝 열어주고 눈을 돌리는 곳마다 다른 풍정을 보여주었다.
내륙 쪽으로는 여러 개의 오름 능선이 펼쳐졌다. 내친김에 그곳까지 가볼까 생각하다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방향을 돌리니 바다너머로 성산 일출보과 섭지코지가 보인다.
그리고 풍차가 돌아가는 풍경이 있다.
방목장에서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이 한가로웠다.
평범한 듯 그러나, 자신만의 모습과 향기를 간직한 오름,
한없는 자연의 품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오름.
또 찾아 오고 싶은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용눈이 오름.
'쉼이 있는 그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고향 읍내 같은 인천 배다리 역사 문화마을 (0) | 2012.07.27 |
---|---|
군산 경암동 기찻길 마을 (0) | 2012.07.27 |
가난의 아픔이 색채로 피어나다 (0) | 2012.07.18 |
제주 바당의 기억 (0) | 2012.07.12 |
향기로운 숲길 사려니 오름 (0) | 201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