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 책방

엄마는 순례길 딸은 여행길

가별의 나무 2025. 5. 15. 11:18

순례로 시작해 여행을 즐기게 된 엄마, 여행으로 시작해 하느님을 만난 딸

 

엄마와 딸이 모처럼 시간을 맞춰 떠난 이탈리아, 이곳을 여행하면서 모녀가 함께 엮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독자들은 엄마와 딸이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발견하고 서로의 간격을 느끼는 모습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여행 초기에는 긴장과 피로감으로 까칠한 대화가 오가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모든 여행 계획을 딸에게 맡긴 엄마에게는 연륜에서 오는 여유와 관대함이 느껴지고, 딸은 똘똘하게 여행 일정을 챙기면서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조심스럽던 여행길은 은총의 시간으로 변화되고, 엄마의 열심한 신앙에 무심했던 딸은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기도하는 기쁨과 모든 순간에 주어지는 은총을 알아보는 회심을 체험합니다.

 

그동안 몰랐던 참모습을 발견하며 오해를 풀고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는 치유와 회복의 여정을 걷는 엄마와 딸의 모습에서, 가깝다고 생각하는 이들과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사랑과 이해에 성장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신앙의 유산이 살아있는 이탈리아 곳곳의 성지와 아름다운 도시를 저자들과 함께 걷다보면 순례하며 받은 감동과 체험이 전해집니다. 이탈리아를 이미 다녀오신 분에게는 지난 추억을 일깨워 주고 아직 이탈리아를 가보지 못한 분에게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을 일으켜 줄 것 같습니다. 여행을 마치면서 사랑하는 딸이 더 자유롭게 더 높이 날아오르기를 기도하는 엄마의 마음은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축복이기도 합니다.

 

가끔 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다니는 모습을 볼 때면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신 저희 엄마도 제가 휴가를 받아 집에 가면 저와 함께 인사 갈 곳을 정해두곤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저와 같이 다니는 걸 은근히 좋아하셨구나 싶은데 그 당시 저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몰랐었네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우리 엄마와 또는 딸과 함께 여행이라는 모험을 떠나볼까?’ 하는 마음이 차오를지도 모릅니다. 좋습니다! 이탈리아가 아니어도, 여행이 아니어도,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는 시간 여행을 떠나보세요. 특별한 하느님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