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바오로 (4)

           성바오로 대성당

이제 바오로 사도의 무덤 위에 지어진 성 바오로 대성당으로 향한다. 초세기 박해가 끝난 시기에 지은 성당은 1600년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가 1827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다. 우리가 방문하는 성당은 교황 레오 12세에 의해 옛날의 설계를 중심으로 재건축된 건물이다. 교회 안에서 바오로 사도의 위상이 성 베드로와 같은 만큼 바오로 대성당의 규모와 중요성에서도 성베드로 대성전 못지않다.

지은 지 200여 년 정도된 성당이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그동안 로마시내에서 본 오래된 성전들에 비해 현대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유럽지역에서 200년 정도된 성당은 오래된 축에 들지 못하니까, 

 대리석 기둥을 따라 긴 회랑을 지나 성전 문에 도착한다.  청동 문위편으로 성 바오로의 행적이 부조로 

표현되어있었다.

 

문 위편에 조각된 천사의 얼굴에 마음이 끌렸다. 모든 것을 거룩한 무관심으로 차단하고 유일한 절대자이신 분만을 바라보며 섬기는 천사의 신분을 잘 보여주는것 같기 때문이었다.

천장에서 중앙제대를 향해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성당 내부는 대리석 기둥과 열두 사도들의 석상이 늘어선 오른편과 가운데, 그리고 오른쪽, 3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성베드로 대성당과 달리 성당 전체ㅜ모습을 한눈에 담기 어려운 구조였다. 

사도 바오로가 있는 곳에 어김없이 성베드로 상이 있다.

중앙제대 쪽으로 다가가자. 성당 바닥을 볼수 있도록 투명유리를 덮은 곳이 있었다. 그곳이 바로 바오로사도의 무덤 자리였다. 뜨레 폰타네에서 순교하신 성인의 시신을 신자들이 모셔와 이곳에 매장했던 것이다. 그 무덤 위에 중앙제대를 마련해 놓았다. 

 달릴 길을 다 달려 평생을 그리워하던 주님곁으로 간 바오로 성인, 예수님을 만난 후로 그의 삶은 변했고 현실속에서는 고난과 고통의 연속인 삶을 살았지만 그의 정신은 늘 주님안에서 기뻐하고  주님의 사랑을 모든이에게 전하려는 열의에 차있었다.

 제대 뒤편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도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신자석이 놓여있었고 양편으로 경당이

 하나씩 있다.

둥근 천장 중앙에 그려진 스승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바라보면 예수님 발치에 작은 거북이처럼 웅크려 예수님의 발을 만지고 있는 레오 12세 교황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위대한 조물주 앞에 있는 피조물의 겸손한 처지를 보여 주는 것 같기도했다.   

중앙제대 뒤편에 있는 두 개의 경당 중 오른쪽에 있는 경당에는 1800년 화재 때 불에 타고 그슬려 

손상된 성 바오로의 목상이 모셔져 있었다.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차분한 바오로 대성전에서는 바오로 사도의 수고스러운 모습보다는 그분의 영광에 든 모습, 그분과 일치하여 영원한 기쁨을 누리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다.

 유대인들을 시작으로 온 세상 모든 이에게 당신의 구원을 전하고자 하신 예수님은 바오로 사도를 선택하셔서 그 사명을 맡기셨다. 그 믿음은 시대를 지나 동양의 우리에게까지 그 전해졌다. 우리는 바오로 사도를 통해 예수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해 받았다.

바오로 사도, 당신은 나의 아버지, 예수님을 따르는 정신과 방법을 보여주시는 분.

 사도 바오로처럼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나자신에서 벗어나 예수님만을 위해 살수 있도록 

전구를 청했다.  

성당 밖으로 나오는 통로에는 옛날 성전의 기둥과 조각들,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그 옛날의 아름답고 웅장한 성전을 단편적으로나마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전에는 어려움이 다가오면 피하고 싶고 마음문을 닫아 걸때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여 십자가위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만난 바오로 사도의 용기, 받은 사랑에 보답하려 했던 그분의 생애를 기억하면서

용기를 가져본다. 내가 겪는 어려움을 주님께서 함께 져주시고 내가 겪는 고통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우는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