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 책방

눈물 한 방울

가별의 나무 2018. 9. 27. 17:59



지은이: 앙젤 리에비 • 에르베 드 샬랑다르

옮긴이:서규석

출판사: 바오로딸


     건강하게 삶을 즐기던 저자 앙젤 리에비는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는데 깨어나고 보니 자신이 중환자실 환자가 되어 육신이라는 어둠속에 갇혀버린 것을 알고 말 할 수 없는 절망과 고통을 느낀다. 본인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듣고 느끼는데 정작 본인은 숨만 쉬는 죽은 사람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살아있고 모든 걸 느낀다는 걸 알리려고 애쓰지만 아무도 그걸 알아보지 못한다. 저자는 안타까움과 막막함으로 절망한다. 이제는 가망이 없다면서 가족들에게 장례식을 준비하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 저자의 깊은 내면에서 두려움과 안타까움이 우러나는 눈물 한 방울을 흘린다.

그걸 발견한 딸이 “엄마가 울어요!”라고 말하고 이때부터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 태어나는 감동적인 과정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앙젤 리에비는 감옥이 되어버린 육체 안에 갇혀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던 자신처럼 말을 못하고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에게 더 깊은 관심과 이해를 갖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을 번역한 서규석씨도 예고 없이 찾아온 아내의 병으로 의료진조차 포기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둠 중에 있을 때, 이 책을 읽고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아무리 중환자여도 의식이 있다는 저자의 체험을 믿고 아내 곁에서 끊임없는 사랑과 정성으로 마침내 아내를 살려내고 제 이의 인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면서 이 놀라운 체험을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나누고 용기를 주고싶어 이 책을 번역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본 영화가 생각났다. 세계적인 프랑스 패션전문지 ‘엘르’의 최고 편집장인 ‘쟝 도미니크 보비’. 잘나가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20일 후, 의식을 찾은 ‘쟝’은 오로지 왼쪽 눈꺼풀만으로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상태를 이웃의 도움을 받아 책으로 펴냈다. 이러한 도미니크의 이야기를 영화한것이 '잠수종과 나비'라는 영화다.

주변의 모든 것을 인지하면서도 육체라는 감옥에 갇힌 주인공이 자유로운 나비를 바라보는 아픈 마음이 표현된 영화이다.

영화의 주인공 병명이 잠수종이었다.

당시 영화를 볼때는 긴침묵에 잠긴 주인공의 상태와 왜곡된 시야를 안타깝게 느꼈을 뿐, 공감할수 없었다. 나와는 거리가 먼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책을 보면서는 더 구체적으로 식물인간의 상태가 어떤건지 짐작해 볼수 있었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이 안타까운 상황을 언젠가 내가 겪을수도 있을것이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해도 기술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질병이 있다. 대부분의 인간이 겪는 질병은 의술과 더불어 심리적이며 영성적인 치유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영성이란 신뢰와 사랑이 담긴 소통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에 대해 이야길할때 치료해야할 대상을 보는 건강한 사람의 시선으로 책을 쓰는경우가 많은데 이책은

 환자의 처지에서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하는 조금은 특별한 시선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책을 읽는 사람은 환자의 처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의료적인 돌봄 이전에 영성적이며 마음이 담긴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깊이 느끼게된다. 이책은

아무리 의식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의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 그것을 믿으면서 관심과 사랑의 끈을 놓지 않을 때 사람을 살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 진정한 치유는 의학만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사랑이 동반되어야함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이것은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말을 건성으로 들어 넘겨 그의 깊은 속내를 이해하지 못할 때 내안에서 그는 죽은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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