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 책방

사막일기 (머무름, 기다림, 비움)

가별의 나무 2018. 7. 2. 17:39


                                                               

                                                                                                                    저자:아르투로 파올리/옮긴이: 최현식

                                                                                                                    출 판: 보누스


 홀로 있음에 대하여

할 일이 없는데도 뭔가 해야 할 것만 같고 필요한 것이 없는데도 뭔가 사야 할것같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외부의 어떤 것에서 재미를 찾거나 물질로 채우려는 마음이 들 때 아, 내가 지금 외로운데 홀로 있음을 즐기지 못하고 일시적인 방법으로 외로움을 해결하려 하는구나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깨달으면서 동시에 외로움과 홀로 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외로움이 관계를 통해 얻지 못하는 결핍에서 오는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홀로 있음은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스스로 선택하는 고독이 아닐까싶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외로움의 자리가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의미의 외로움이 아닌 자발적인 홀로 있음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고 있던 시기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저자 아르투로 파올리 신부는 로마가톨릭 사제로 가톨릭청년운동의 지도자, 이민자들을 사목하는 바쁜 삶을 떠나 샤를 드 푸코의 영성을 따르며 사는 ‘예수의 작은 형제회’에서 머물게 되었다. 파올리 신부는 600킬로미터의 사막 순례여정을 하면서 깨달은 머무름과 비움, 기다림에 대한 묵상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극한 자연환경이 위협으로 다가오는 사막을 체험한 파올리 신부는 말한다. 진짜 사막은 지금 내가 발 딛고 서있는 삶의 현장이라고, 진실한 소통과 삶속에서 만나는 진리를 찾으려 치열하게 애쓰는 삶의 자리가  나의 순례지이며 사막이라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매일의 섭리에 의지하며 오아시스를 만나리라는 희망으로 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동행하는 낙타와의 교류를 통해 삭막함을 견디는 여행자들처럼, 오늘의 현장에서 나를 위한 걱정과 소유에서 벗어나고 이웃을 향해 마음을 열 때 진정한 비움의 삶을 살수 있다고 말한다.

사막 한가운데서 파올리 신부는 기도한다.

그동안 남을 위해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자기중심적으로 이기적으로 살았노라고. 그러니 과거의 나는 죽고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고, 사막은 현대인들이 자신의 본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고 위대한 자연을 새삼 깨닫는 곳이었다. 


  책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외로움, 고독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비움을 체험을 바탕으로 세상 속으로, 사람사이로 새롭게 다가간 구도자의 성찰은 같은 삶을 지향하는 나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산길을 홀로 걸으며 변화무쌍한 자연을 즐기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와 찬미를 즐기는 한시적인 홀로 있음과 사람들 사이에서 즐겁게 살되 어느 것에도 안주 하지 않는 빈마음의 조화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진정한 홀로 있음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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