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 책방

꿈일기

가별의 나무 2012. 7. 10. 12:45

내면에 숨은 자아를 만나는 길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 thumbnail

 

잠자는 동안 꾸는 꿈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막상 꿈을 기억해내고 되돌아보면서 수양의 도구로 삼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몇 년 전, 꿈을 통해 내면을 보는 세미나에 참석한 직후에는 열심히 지난밤에 꾼 꿈을 기록하고 꿈에 담긴 상징과 의미를 생각해 보곤 했다. 꿈을 꾸고 난 다음엔 꿈에 나타난 상황을 통해 나 자신을 바라보는 작업은 쉬운 것이 아니지만 계속 해나가고 싶은 매력이 있다. 꿈을 통해 나의 내면을 알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점차 시간이 갈수록 복잡한 삶에 얽혀 들면서 꿈작업은 소홀해졌고 그러면서 꿈을 꾸기는 하되 어떤 꿈이었는지 생각해내는 회수도 줄어갔다.

그런 중에 꿈을 영성수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이현주 목사의 ‘꿈일기’를 만났다. 이책은 저자가 일 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꾼 꿈을 기억하고 기록한 다음. 그 중 몇 개월 분량의 글을 모은 특별한 ‘꿈일기‘책이다.

기도를 하면서 기도를 배우듯이 꿈도 기억하는 노력을 할수록 더 많은 꿈을 기억할 수 있으며 꿈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힘이 자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해도 매일 밤 꾼 꿈을 기억하고 기록해놓은 저자의 ‘꿈일기’는 저자에게 있어 수행과도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서는 꿈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저자의 충실한 걸음에 따라 성숙되어가는 저자의 내면의 여정을 만날 수 있다.

꿈은 나의 무의식 깊이 숨어 있는 추한 진실을 드러낼 때도 있어서 나는 내가 꾼 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가 꺼려진다. 아직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만큼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이 꿈일기의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세상의 규칙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저자는 꿈을 매개체로 하여 통해 자신과 사물, 사건에 내재한 의미를 꿰뚫어보는 내공이 느껴졌다.

자신의 꿈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본인이 꾼 꿈을 들여다보면서 무의식속에 숨어 있는 욕망이나 다양한 감정들을 직시하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정의 내릴수 있는 자신뿐이라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있는 평범한 꿈들에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무의식속에 잠겨있는 표징을 읽어내는 작업으로 꿈을 받아들이며 내면을 성장시키는 도구로 사용한다. 꿈을 통해 전달 받는 메시지를 통해 이끄시는 ‘선생님’-내면의 참자아에 존재하는 하느님-과의 만남에 이르는 저자의 영적 깊이와 성숙은 진실한 삶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닮고 싶은 경지라고 생각된다.

독자들은 일 년간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꿈을 기록하고 성찰해 나간 저자의 걸음을 보면서 꿈이 어떻게 영성과 내면의 삶을 이끌어주는지 배울 수 있다.

“기억되지 않은 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인식(알아차림)되지 않은 경험도 없는 것과 같다. 둘째로, 기억된 꿈은 해석되어야 한다. 꿈을 꾸고 그것을 기억하는 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것을 해석하는 것뿐이다. 경험 역시 내가 선택할 수는 없다. 그 경험 안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찾아내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어떤 꿈이건 꿈꾼 사람의 내심을 말해주는 것을 믿는다면 꿈은 그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될 것이다. 나쁜 꿈은 없으며 모든 꿈은 꿈꾼 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책은 꿈여행을 통해 자아성숙을 이루고 싶은 이들에게 적절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현주/샨티/320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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