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대며 비가 내리던 겨울날, 답십리에 있는 고미술 상가를 찾아갔다.
골동품, 고미술이라고 하면 적어도 백년은 지난 것들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래된 것일수록 골동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생각은 맞을수도 있지만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답십리 골동품 거리를 찾아갔을 때 알았다.
이곳에 모여 있는 골동품상들이 소장한 물건들은 오래된 것보다는 근대시기에 사용된던 물건들이 많았다.
어릴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물건들이 쌓여 있어서 의아해하는 나에게 상점 주인은
시대가 지난 물건은 다 골동품일수 있다고 말해주셨다.
요즘엔 시골에 가도 오래된 물건을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오래된 물건 귀한줄 모르는
세태때문일지도 모른다.
할머니가 쓰시던 반닫이, 누룽지를 긁던 놋쇠 숟가락으로 빗장을 질러놓았다.
어릴적 사랑채 부뚜막에 걸려있던 무쇠솥, 이런 것들이 이곳에 모여 새롭게 사용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건을 고르는 일본인, 가끔 이곳을 찾아오신다고 한다.
잔치국수를 나누어 먹던 사발도 다시 이용하여 격을 높여주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근대역사가 숨쉬는 이곳, 천천히 걷다보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시던 시골 풍경과 엄마 아버지의
수고스런 삶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