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다.
거의 전부는 이슬방울 같은 작은 기쁨들이며,
계란만한 큰 기쁨은 몇 안된다.
큰 기쁨이 사람의 마을로 나서는 일은 극히 드물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람의 마을로 나서는 것은 작은 기쁨들이다.
그러나 작은 기쁨들은 사람들이 잘 맞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자주 쓸쓸히 돌아오곤 한다.
“사람들은 참 이상해. 큰 것만 좋아한단 말이야.”
“누가 아니래. 작은 것도 여럿이 모이면 큰 것 못지 않은데
그저 갖기 어려운 큰 기쁨만 원하고 있으니.“
오늘도 작은 기쁨은 조롱조롱 사람의 마을에 나와 앉아 있다.
조촐하나 정겨운 차 한잔 곁에, 울타리 곁 찔레꽃 향기 주변에,
그 사람의 별빛같은 눈동자 속에, 살짝 터지는 삶의 미소와 어우러져,
서녘에 지펴지는 황홀한 노을과 함께.
작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사소하고 작은 기쁨들을 모아들여
천조각으로 조각보를 만들 듯 큰 행복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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