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순례

십자가의 길

가별의 나무 2011. 12. 24. 14:50

다음의 순례지는 예수님 구원사업의 정점으로 가는 십자가의 길이었다.

초세기에는 예수님께서 기도를 마치고 체포되신 겟세마니 동산에서
키드론 계곡을 지나 대사제 가야파의 집을 거쳐 골고타 언덕까지 걸으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렸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리적이고 정치적인 제약을 받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오늘날 순례자들이 걷는 십자가의 길은 16세기경에 확정된 것으로 빌라도 총독 관저가 있던 아랍인 초등학교 마당에서 예수님 무덤성당까지이다
거리는 약 1,5km 정도 된다고 한다.
비탄의 길, 슬픔의 길(Via dolorosa)로도 불리는 십자가의 길은 좁은 아랍인 시장 골목을 지나 무덤 성당으로 이어진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기 위해 빌라도 총독 관저가 있던 아랍인 초등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30분이었다.

우리가 십자가의 길을 시작하는 시간은 우연인지 계획된 것이었는지 마침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신 시간과 맞춤하게 된 것이다.

운동장 계단에서 우리를 바라보던 한 청년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십자가의 길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어떤 대가를 요구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십자가의 길 기도를 시작하기로 했다.



제 일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시다

이곳은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으신 빌라도 법정이 있던 자리로 안토니오 요새의 남쪽 부분인데 대성전 뜰에 붙어 있었다. (요한복음 19:4-16)
마당은 네모나게 깎은 돌들을 세워 박아 놓고 포장한 곳이 예수께서 재판받기 위해 서 계셨던 장소라고 했다.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다
아랍인 학교 맞은편에는 채찍질 교회라는 이름의 작은 성당이 있었다.
이곳은 예수님당시 안토니오 요새의 북쪽부분으로 동쪽에서 부터 채찍질 교회, 사형선고 교회, 에코호모 교회와 왕의 놀이 장소가 함께 있다.
"왕의 놀이"(The King's Play) 라고 불리는 곳은 로마 군인들이 모여서 쉬고 놀던 곳으로
돌바닥에는 우리나라의 사방차기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로마군인 들에게 조롱을 받고, 매를 맞으셨다.

그래서 빌라도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마태 27,26)


우리는 예수님의 매 맞으심을 묵상하고 다음 처로 향했다.
‘채찍 성당’에서 이어진 회랑을 조금 걷다보면 왼쪽에 ‘사형선고 성당’이 있는데
이곳에 있는 ‘리토스트로토스’-돌 깔아 놓은 자리- 라고 불리는 곳에서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셨다.
채찍 성당 옆으로는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의 성서대학이 있다고 한다.


제 3처 :예수님께서 첫번째 쓰러지심


3처부터는 본격적으로 아랍인의 시장터로 들어섰다.
세계 각처에서 온 사람들이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지나는 길은 폭이 2미터쯤 되는
작은 골목길이다.
길 양편으로 이어지는 작은기념품 가게들은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비슷했다.

아르메니안 가톨릭 소유의 작은 경당제대에는 십자가를 지고 쓰러지신 예수님의 모습이 있었다. 아마도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이미 숱한 매질과 모욕으로 지치셨을 것이었다.


제 4처: 예수님, 마리아를 만나시다


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한쪽은 통곡의 벽쪽으로, 오른편의 길가로 난 문 위에
예수님과 마리아가 만나는 장면의 조각으로 골고타 언덕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제 5처 : 키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대신 지시다. (마태 27, 32)


1895년에 지은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의 작은 경당을 밖에서 경배하고 지나쳤다.
점점 언덕으로 올라가는지 길은 낮은 계단으로 바뀌었다.


제 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리다.


이곳은 예수의 작은 자매회에서 운영하는 이콘 판매점과 경당이 있었다.


오늘은 순례자들이 많지 않은지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는 일행은 우리뿐이었다.


제 7처: (The Seventh Station)예수님 두 번째 쓰러지시다

이곳에는 예수님께서 두 번째 쓰러지신 곳으로 작은형제회가 관리하는 조그만 경당이 있었다.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의 여인들을 위로하시다.


예수님의 당신의 뒤를 따르며 슬피 울던 여인들에게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고 말씀하셨다. 죽음의 길을 가시면서도 자신보다 다른이의 선을 생각하는
이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제 9처: 예수님 세 번째 쓰러지시다.

무덤성당의 탑이 보이기 시작했다. 골고타 언덕이 가까운 것 같다.
예수님께서 세 번째 쓰러지신 곳은 콥틱 교회가 있었다.
이미지: 제10처 6 JPG
우리는 콥틱 교회를 지나 옆에 있는 고풍스런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뜰을 지나갔다.

제 10처 : 예수님께서 옷을 벗기우시다.


우리는 좁은 통로를 올라가 골고타 언덕의 정상인 예수님 무덤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골고타는 예수님 당시 사용하던 아람어로 ‘해골산’이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죄인들 앞에서 당신의 몸을 드러내야하는 치욕까지 당하셨다.
십자가의 길 10처에서 13처까지는 골고타 언덕에 한데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십자가의 길 기도문을 따라 하기보다 침묵속에서 예수님의 수난을 생각하며
움직였다.

제 11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다.


눈물에 젖은 얼굴로 창에 찔린 가슴을 움켜진 아름다운 성모님의 모습을 보니
시메온의 예언이 떠올랐다.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 35)

제 12처: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채 숨을 거두신 양편으로 성모님과 사도요한이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한사람씩 제대 아래로 보이는 골고타 언덕의 바위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예수님께 인류의 구원, 나의 구원을 이루신 거룩한 십자가가 서있던 이 곳,
해골산의 거친 바위도 예수님으로 인해 거룩해진 것이다.



13처: 예수님 십자가에서 내리우시다


숨을 거두신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려 누이신 바위,(루카23, 53).
우리는 거룩한 예수님의 몸을 받아 안은 돌에 손을 대고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