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즐겁게 십자가를 안고 간다면
고통은 생각지도 못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고, 우리는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애씁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저자 송봉모 신부님은 예전에도 「고통, 그 인간적인 것」이라는 책에서 고통이 무엇인지, 왜 우리 곁에 고통이 존재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송봉모 신부님이 고통에 관해 두 번째로 쓰신 이 책은 조금 더 넓은 의미로 고통을 바라보고 고통이 더 풍성한 결실을 내는 창조적 기회가 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저자는 고통을 용기 있게 받아들이고 이겨냄으로써 자신은 물론 주변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용기와 힘을 줍니다. 고통을 견디고 일어선 이들의 체험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려줍니다. 고통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때 고통은 성장의 좋은 도구가 된다는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상실의 아픔이 찾아올 때 고통 가운데서 시편으로 하느님께 부르짖거나, 고통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의탁하며 위로를 청할 수도 있습니다. 왜 하필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느냐며 하느님께 부르짖던 욥이 창조 세계를 대면하고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던 그의 기도와 행동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무엇보다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분을 만나라고 말합니다. 예수님 앞에서, 내가 고통으로 허덕일 때 당신은 어디에 계셨는지 항의하며 분노를 털어놓는 것도 좋다고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 저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오래전, 죽음처럼 깊은 고통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 아침이 오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제 곁에 아무도 없다는 절망감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성당에서 십자가를 보며 원망을 쏟아내는데 마음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늘 너와 함께 있었다.”
네, 그분은 제가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늘 제 곁에 계시면서 저의 고통에 함께하셨던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고 저는 깊은 우물처럼 어둠 속에 잠겨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저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확신하자 저의 분노는 사라지고 마음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저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저를 지옥에 버려두지 않으시리라는 시편 기도가 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 깊은 체험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저는 어려움이 닥치면 늘 처음 겪는 일인 것처럼 뒷걸음치며 피하기도 합니다. 기껏 잡아 늘였다가도 손을 놓으면 금세 줄어드는 고무줄과도 같은 약한 믿음 때문이지요. 하지만 주님의 힘으로 고통의 사막을 지나온 옛날을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오랫동안 고통의 문제를 고민하며 하느님 안에서 길을 찾고 그 길로 우리를 인도하고자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긴 이 책으로 많은 분이 고통을 디딤돌 삼아 새롭고 자유로운 하느님의 사람으로 태어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당신이 즐겁게 십자가를 안고 간다면, 그 십자가는 당신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참으로 놀랍고 의미심장하다. 처음 십자가가 주어졌을 때는 그것이 너무나 벅차고 걸리적거렸는데, 그것을 적극적으로 안아버리니까 더 이상은 벅차거나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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