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쟁이 책방

내가 너의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가별의 나무 2025. 5. 15. 11:20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많은 이들을 만나시고 여러 장소를 찾아가십니다.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성경에 나오는 여러 장소를 방문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회당과 성전에도 가시지만 종종 길을 가시다가 사람들을 만나시고 그들의 집에 가셔서 함께 식사를 하십니다. 어느 때는 아픈 이를 방문하시고 그를 치유해 주십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삶의 변화를 체험하는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보면서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면 그렇게 변화될 거라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예수님은 모든 만남을 목적으로 변화시키시는 분이기 때문이지요.

 

저자는 성경을 통해 예수님께 다가가고 싶은 바람을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예수님과 삼 년을 함께 지낸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되고 싶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예수님께 배우고, 그분의 아주 작은 몸짓에서도 사물과 피조물, 돈과 나 자신과의 정확한 관계를 배우고 싶었다. 하느님 아버지와 맺는 관계, 현실과 맺는 관계를 배우고, 일하는 법, 먹는 법, 사랑하는 법, 웃는 법, 빵과 소금으로 삶을 제대로 베어 무는 법, 죽는 법 등 삶의 지혜를 예수님에게 배우고 싶었다.”

 

저자는 성경 본문의 여백에 숨어있는 예수님과 관련된 에 대하여, 그 집에 거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황들을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성경 속 메시지를 새롭게 묵상하고 깨우치도록 이끌어 줍니다. 소박한 갈릴래아 어촌마을에서, 회당 근처에 사는 이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집을 방문하시는 예수님의 여러 모습 그리고 예수님을 만나 변화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내 곁에 계신 주님을 우리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자의 설명에 따라 성경 속 장소와 배경을 살피면서 예수님이 다니신 에 동행하는 체험은 오늘 우리의 구체적이고 소소한 생활 중에 주님을 느끼고 대화하며, 하루하루의 삶을 주님과 함께 걷고 일하는 나날로 바꿔줍니다. 어제와 오늘이 별로 다르지 않은 일상이라 여기며 무료하게 보낼 수도 있지만, 예수님의 현존을 의식할수록 삶의 이유는 분명해지고 그 목적을 향한 걸음에 자연스레 더 충실하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의 구체적인 일상에서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깨닫고 그분과 함께 살고 생각하는 거룩한 삶이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서 함께 걷고 마시고 장터를 다니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자가 되어줍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예수님의 모습과 가르침을 생각하며 하루를 지내다 보니 예수님의 현존이 구체적으로 느껴지고, 예수님이 바로 곁에 계시다는 걸 믿으니 같은 일을 해도 더 성실하게 섬세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우리가 하는 복음 묵상을 생활 속으로 이어주고 내 마음의 집에 오시는 주님을 만나도록 도와주는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