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일주일

저자: 메이브 빈치
역자: 정연희
출판: 문학동네
아일랜드의 시골 마을인 스토니브리지의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해안가 언덕에 서 있는 크고 오래된 집 스톤하우스의 역사와 게스트 하우스로 변한 스톤하우스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사연이 펼쳐지는 소설이다.
치키는 스토니 브리지 출신으로 젊은 시절 사랑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살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가 되었고 40이 넘었을 때 다시 돌아와 스톤하우스의 안주인이 된다. 그를 도와 스톤하우스를 운영하는 조카 올라가 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스토니브리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문을 연 게스트 하우스 스톤하우스와 근처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문을 연 스톤하우스를 찾아온 손님들의 다양한 사연이 드러난다.
파견간호사인 위니와 시어머니가 될 릴리안, 존이라는 이름으로 투숙했지만, 사실은 유명한 배우이자 고독한 남자 코리 살리나스, 간절하게 아기를 기다리는 부부 의사 헨리와
니콜라,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가업인 회계법인을 이어받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안데르스, 통신대학 교수로 있는 월 부부, 은퇴한 교장 넬 하우, 그의 비서였던 아이린, 그와 결혼하게 될 네이시와 그의 딸, 그리고 미래를 보는 프리다등 각자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든 스톤하우스, 그들은 각자 일주일간의 휴가를 즐기며 스톤하우스에서 친교를 나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할 힘을 충전하는 휴가를 지내고 자신들의 삶 가운데로 들어간다.
일주일 간 손님들에게 편안하고 다정한 숙소와 환경을 제공해준 스톤하우스의 안주인은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집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 고유한 삶을 살아가며 실패와 고통을 겪지만, 우연과 필연이 교차되는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간다. 젊을때의 상처를 딪고 일어나 현실을 직시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치키, 스톤하우스의 안주인은 각자 지닌 다양함을 존중하고 마음을 열때까지 기다리며 마음을 치유하는 음식과 자연환경을 제공해준다.
각각의 인물들이 엮어내는 인생과 사랑, 선택을 읽으면서 편견과 좁은 시선없이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스톤하우스의 안주인 치키는 어쩌면 이 책의 쓴 메이브 빈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솜씨좋은 이야기 할머니손에 들린 실타래처럼, 맛난 집밥처럼 편안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속에 행복한 삶의 비결은 편견없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도서실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빠져들어 읽기 시작했다. 469쪽의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담백하고 재치 있는 문장으로 다양한 사연들이 재미있고 따뜻해서 시간을 잊고 빠져들었다. 메이브 빈치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살다가, 2012년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는데 이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에도 따뜻한 위로를 오래 남는 책이었다. 메이브 빈치, 이 작가의 다른 책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