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중세 역사와 예술이 응축된 지상 최고의 걸작, 채색 필사본)
저자: 크리스토퍼 드 하멜 / 역자: 이종인/출판: 21세기북스/ 728쪽 /
사이즈 183*247mm (양장본 HardCover)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는 이름에 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10대 시절부터 필사본의 매력에 끌려 공공도서관 고문서실을 찾아 다녔다는 저자는 채색 필사본과 고문서 분야의 권위자가 된 저자는 세상에 숨어 있는 오래된 고문서들을 발굴하고 그 역사를 탐색하며 가치를 찾아내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그가 보고 내용을 검토한 수많은 필사본 중에서 6세기부터 12세기 사이, 중세기에 만들어진 필사본 12권을 선별하여 이 책에 실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크기와 무게가 일반책보다 큰 것에 놀랐다.
열 두 편의 필사본을 소개하는 각 장은 현존하는 필사본의 표지, 본문의 내용을 보여주는 사진과 삽화들을 풍부하게
담아 세상에 하나 뿐인 필사본의 오래된 향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 저자와 출판사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재 필사본이 현재 소장되어 있는 장소를 찾아가 소중히 보관되어 있는 필사본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현재의 보관상태, 그리고 그 필사본이 만들어진 시대와 장소, 원소유자가 누구였는지, 어느 곳에 소장되어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장소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동원하여 밝혀내고 있다. 각각의 필사본들이 생겨난 유래와 장소, 이동경로를 탐색하는 저자를 따라가는 책읽기는 역사와 시대를 거슬러 올라 당대의 수도원과 왕궁, 혹은 전쟁터의 폐허에서 살아남은 필사본의 과거와 현재를 탐색하는 추리소설 같은 흥미와 재미를 주었다.
인쇄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책을 구하기도 쉽고 동시에 책의 수명이 짧은데 비해 중세기 책이 귀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필사본은 한 번 만들어진 필사본의 생명은 거의 영구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수도원 깊은 곳에서 기도를 위한 삶을 살던 수도자들이 영성생활과 기도를 위해 만들어진 성경 필사본들과, 왕족이나 부유한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유명한 화가들의 채색삽화를 넣어 공을 들여 제작된 필사본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참 좋았다.
내가 알고 있는 필사본은 성경책뿐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폭넓은 필사본을 만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멋진 책이다. 성경 외에 가톨릭 전통의 기도인 성무일도와 천문학책, 일반 대중 소설인 캔터베리 이야기의 일부분, 오래된 독일의 시가집, 그리고 전쟁 때 필요한 병법서, 왕실의 여성들에게 전승된 아름답고 화려한 기도서까지 다양한 필사본의 세계와
역사를 읽으면서 좁은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았다. 이에 필사본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음악과 화가들이 내가 알고 있던 것들과 연결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