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수사, 바오로딸들의 첫번째 분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도 북쪽에 있는 산미켈레 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 수사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몽블랑산맥에 위치하여 프랑스와 스위스에 연결됩니다.

산악지방 특유의 차갑고 맑은 공기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수사는 로마 시대 이전에 형성된 마을입니다. 하얀 산을 배경으로 10세기 이전 사보이아 왕조 때 지어진 성벽의 유적이 남아있는 거리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예술적인 느낌을 줍니다.

수사는 작은 지역이지만 주교좌가 있는 교구입니다. 사보이아 왕조의 유적인 성벽을 보며 성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성과 연결된 주교좌성당이 있습니다.


1027년에 지어진 성당은 작고 낡았습니다. 성당 입구 위쪽에 세 폭으로 된 나무 액자에 그려진 그림이 특별합니다. 성모님의 발현을 보기 위해 눈 덮인 산에 있는 성당으로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산악지역과 관련된 성모님 신심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수사는 성 바오로 딸들의 베들레헴입니다.
알바시내 비아 아카데미아에서 활동하던 여성들은 1918년 12월 이탈리아 토리노 지방 수사교구장님의 초청으로 교구 주보를 발행하기 위해 수사에 도착했습니다. 알베리오네 신부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던 소녀들은 수사 교구에서 비로소 성바오로딸수도회 고유의 사도직을 시작한 것입니다.
가난한 교구에서 일하는 소녀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작고 가난한 구유에서 하느님의 일이 시작된다는 것을 믿었던 소녀들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기도 안에서 찾았습니다. 소녀들은 성당의 중앙제대 왼편에 있는 성모님 경당에서 기도하며 매일의 힘을 길어냈습니다 .

성당에서 나와 오른편으로 들어가면 소녀들이 머물던 교구의 건물이 있습니다. 그 건물 이 층 방에서 데레사 메를로와 초대 회원들이 4년 동안 살았습니다. 소녀들은 모든 어려움을 견디면서 주보에 글을 써서 인쇄하고 보급을 하면서 원대한 사도직 성소의 꿈을 키웠습니다.

초기 회원들이 머물던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상가쪽으로 걷다보면 오래된 아파트 건물의 지하에 소녀들이 일하던 인쇄소가 있던 장소에 도착합니다. 지금은 녹슨 철문이 굳게 닫힌 인쇄소 터에서 회랑을 따라 가면 상가 끄트머리에 성 바오로 딸들의 첫 번째로 열었던 서원터가 있습니다.


‘바오로의 딸들’로 불리던 소녀들의 단체는 드디어 교구의 인가를 받아 1922년 7월 22일, 9명의 회원이
처음으로 종신서원을 했습니다. 정식으로 ‘성바오로딸수도회’라는 이름의 수도공동체가 된 것입니다.
데레사 메를로는 종신서원 때 테클라라는 수도명을 받았고 초대 총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