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그곳
가을과 겨울 사이
가별의 나무
2018. 11. 22. 15:36
봄부터 생명을 뿜어내던 움직임을 멈추고
다가오는 잿빛 계절을 준비하는 숲의 표정은 저무는 시간의 빛깔을 닮았다.
산들은 끊임없는 생기로 가득하던 움직임을 멈추고 나무는 잎새와 열매들을 바람의 손길에 맡긴채
다가오는 휴식의 시간을 맞이한다.
바람은 알 수 없는 곳에서 마지막 시간을 실어오고 숲은 갈색잎을 깔아 오시는 죽음을 영접한다.
눈부신 아침처럼 환하여 영원히 이어지길 바랬던 날들도 바람을 따라가는 잎새처럼 그렇게 떠났다.
자연속의 나 또한 자연인 것을, 계절의 바람이 이끄는 대로 언젠가 떠날것을 알아듣는다.
돌아오지 않는 날들의 아쉬움보다 침묵속에 소생하는 희망이 커지는 시간,
긴 겨울을 데려오는 바람에 순응하는 숲속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