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비타 디 반뇨레조(Civita di Bagnoregio)
이태리에서는 높은 지형을 이용하여 방어목적으로 지은 성채 도시를 많이 볼 수 있는데
피렌체에서 로마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치비타 디 반뇨레조도 그런 마을중 하나였다.
홀로 솟은 언덕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300여 미터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 가파른 다리를 통과하는 중에 바람이 불때마다
다리가 흔들리는것 같아 무서웠다. 다리 양편으로 펼쳐지는 그림같은 시골풍경을 내려다보며 마음을 가라 앉히고 성채를 향해 걸었다.
중세기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성문은 지나 마을의 중심인 광장에 도착한다.
유럽의 오래된 마을은 성당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이 있다.
오늘날에도 광장은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즐기고 한담을 나누는 장소로 사용된다.
2,500년에 이루어진 바뇨레조 마을은 동화에 나올 듯한 아름다운 산위의 마을이지만 계속되는 풍화작용으로
땅의 지반이 조금씩 내려 앉고 있다고 한다.
성안의 골목과 집들은 옛날의 모습이 잘 보존된 집들은 지금도 주거지로 사용되고 있는것 같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여행자들을 상대로 한 카페와, 민박집, 기념품 가게로 운영되고 있었다.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마을의 옛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이 즐거웠다. 어릴적 동화속 마을이 이런 모습이 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름답고 외진 곳에 있는 마을은 성보나벤뚜라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태어난 성인은 성프란치스코가 시작한 새로운 수도생활의 이상에 공감하여 아시시로 그를 찾아가
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 큰 성인이 되었다.
두 번의 세계대전에도 손상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천 여년전의 마을은 깊은 역사의 향기를 지닌채 침묵하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는 시간에 마을을 떠나면서,
세상 곳곳에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삶이 피고 지면서 아름다운 직조물을 짜올리고 있음을 생각했다 ...